💡국내 유일 문구 뉴스레터 '문구구절절'을 운영하는 문구소녀가 <문구의 재조명>을 연재합니다. 일상 가까이에 있어 몰라봤던 문구 속 숨은 브랜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4월이 돼서야 다이어리의 날짜를 쓸 때 무심코 2023년이라고 써버리는 실수를 좀 덜하게 됐다. 이쯤에서야 드는 생각, 다른 사람들은 어떤 다이어리를 쓰고 있을까?
학창시절에는 새로운 교과서를 펼치거나 새하얀 공책을 준비할 때 두근두근했다면 직장인이 된 지금은 새 다이어리와 스케줄러를 준비하며 설렘을 느낀다. 올해에는 작년부터 눈여겨보던 새로운 다이어리를 샀다. 그 정체는 바로 '디스크 바인더'.
이 다이어리의 남다른 특징과 주목할 만한 브랜드 3가지를 함께 살펴보자.
디스크 바인더는 우리가 아는 6개 혹은 5개의 동그란 링을 좌우로 열어 속지를 끼워 사용하는 바인더 방식이 아닌 '디스크'라고 불리는 개별 링에 종이를 끼워 고정하는 방식이다. 바인더 방식인 6공 다이어리의 경우, 한 면만 펼치는 게 불가능하지만 디스크 바인더는 한 면만 보이게끔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디스크 바인더(좌), 6공 다이어리(우) 비교
또 다른 장점은 나만의 다이어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내지를 커스텀하는 건 물론, 링을 어디에 몇 개를 뚫는지에 따라 판형(규격)까지 취향에 맞출 수 있다.
사실 디스크 바인더가 한국에서 보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머쉬룸 페이퍼팜'이 자체 상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홍보하면서 국내에서도 익숙한 형태로 자리잡은 듯하다.
✅아토마: 디스크 바인딩의 원조

아토마의 디스크 바인더
첫 번째로 소개할 브랜드는 벨기에의 '아토마'다. 1948년 디스크 바인딩 다이러를 처음 개발한 곳으로, 생산량의 80%가 자국에서 소비될 정도로 현지 팬덤이 많다. 한국에서는 아토마를 수입 및 유통하는 회사가 적어서 일부 제품만 알려진 탓에 심플하고 절제된 브랜드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정반대다. 실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화려한 표지와 다양한 판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구성을 높인 질긴 강도의 90g 친환경 종이로 만든 내지를 자랑한다. 약간 거친 편이며 촉이 종이를 가르면서 필기가 되는 만년필로 쓸 때 특유의 사각거림을 느낄 수 있다.

아토마 디스크 바인더에서의 필기 테스트
✅해피플래너: 우리가 제일 컬러풀할 걸?

해피플래너 홈페이지
미국에서는 '해피플래너'가 다양한 디스크 디자인으로 즐거움을 준다. 1998년 다이어리 덕후인 모녀가 캘리포니아에서 만든 브랜드다. 실제 디자인에서도 따뜻하고 자유분방한 '캘리포니아스러움'을 물씬 풍긴다. 아토마 노트의 포인트가 은색 디스크였다면, 해피플래너에서는 펄이 들어가거나 디스크 가운데가 하트로 뚫려있다. 다채로운 컬러 역시 제품을 고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머쉬룸페이퍼팜: 크리에이터의 기록 방식

머쉬룸페이퍼팜 인스타그램
앞서 소개한 '머쉬룸페이퍼팜'은 한국의 대표적인 디스크 바인더 브랜드다. 처음부터 디스크 바인더를 제작하진 않았다. '해브해드'라는 리테일 브랜드에서 굿즈 개념의 문구를 출시해오다가 2021년 독립 브랜드로서 리브랜딩을 거쳤다. '다양한 선택지 속 내가 만들어가는 나의 가능성, 조립하는 노트'를 통해 '지금 자신의 가슴이 울리는 곳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삶의 지표를 선택하라'는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머쉬룸페이퍼팜의 차별점은 '다양한 내지'다. 소재를 강조하기 보단 문구 및 기록 콘텐츠로 유명한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다양한 주제로 기획한 내지를 선보이고 있다. 예컨대 같은 '위클리(주 단위)' 포맷이어도 크리에이터들의 기획 의도에 따라 내지 디자인이 다르다. 디스크링과 표지만 따로 구입해서 나만의 디스크 바인더를 만들 수도 있다.

크리에이터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된 머쉬룸페이퍼팜의 내지
홍익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머쉬룸페이퍼팜 홍대점에서는 기록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크리에이터들의 노트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록생활'이라는 주제로 크리에이터들의 연말연초 기록물 예시를 전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세 브랜드 모두 특별히 종이에 대한 언급이 없거나 적은 편이지만, 종이를 강조하는 노트만의 매력도 확실하다. 종이에 대한 민감도가 높거나 주로 쓰는 필기구에 따라 토모에리버* 등의 특정 종이를 선호한다면, 버섯 모양의 펀치를 구입해 해당 소재로 내지를 만들 수도 있다.
*일본의 다이어리 브랜드 '호보니치테쵸'에서 활용하는 소재로 유명하다. 아주 얇지만 잉크 번짐이 적고 빠르게 흡수돼 손으로 만졌을 때 실크같은 촉감을 자랑한다. 지금은 산젠 페이퍼의 인수로 인해 생산과 판매 권한이 이전돼 '산젠 토모에리버'로 명칭이 변경됐다.
새해에도 내 맘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찾지 못했다면, 디스크 바인더를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평소 사용하는 필기구, 기록 방식 등에 맞춰서 하나씩 커스텀한 디스크 바인더는 그 무엇보다 특별한 나만의 다이어리가 될 수 있다.
필자 문구소녀ㅣ에디팅 이한규ㅣ사진 출처 해피플래너·머쉬룸페이퍼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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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바인더는 우리가 아는 6개 혹은 5개의 동그란 링을 좌우로 열어 속지를 끼워 사용하는 바인더 방식이 아닌 '디스크'라고 불리는 개별 링에 종이를 끼워 고정하는 방식이다. 바인더 방식인 6공 다이어리의 경우, 한 면만 펼치는 게 불가능하지만 디스크 바인더는 한 면만 보이게끔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디스크 바인더(좌), 6공 다이어리(우) 비교
또 다른 장점은 나만의 다이어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내지를 커스텀하는 건 물론, 링을 어디에 몇 개를 뚫는지에 따라 판형(규격)까지 취향에 맞출 수 있다.
사실 디스크 바인더가 한국에서 보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머쉬룸 페이퍼팜'이 자체 상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홍보하면서 국내에서도 익숙한 형태로 자리잡은 듯하다.
✅아토마: 디스크 바인딩의 원조
아토마의 디스크 바인더
첫 번째로 소개할 브랜드는 벨기에의 '아토마'다. 1948년 디스크 바인딩 다이러를 처음 개발한 곳으로, 생산량의 80%가 자국에서 소비될 정도로 현지 팬덤이 많다. 한국에서는 아토마를 수입 및 유통하는 회사가 적어서 일부 제품만 알려진 탓에 심플하고 절제된 브랜드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정반대다. 실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화려한 표지와 다양한 판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구성을 높인 질긴 강도의 90g 친환경 종이로 만든 내지를 자랑한다. 약간 거친 편이며 촉이 종이를 가르면서 필기가 되는 만년필로 쓸 때 특유의 사각거림을 느낄 수 있다.
아토마 디스크 바인더에서의 필기 테스트
✅해피플래너: 우리가 제일 컬러풀할 걸?
해피플래너 홈페이지
미국에서는 '해피플래너'가 다양한 디스크 디자인으로 즐거움을 준다. 1998년 다이어리 덕후인 모녀가 캘리포니아에서 만든 브랜드다. 실제 디자인에서도 따뜻하고 자유분방한 '캘리포니아스러움'을 물씬 풍긴다. 아토마 노트의 포인트가 은색 디스크였다면, 해피플래너에서는 펄이 들어가거나 디스크 가운데가 하트로 뚫려있다. 다채로운 컬러 역시 제품을 고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머쉬룸페이퍼팜: 크리에이터의 기록 방식
머쉬룸페이퍼팜 인스타그램
앞서 소개한 '머쉬룸페이퍼팜'은 한국의 대표적인 디스크 바인더 브랜드다. 처음부터 디스크 바인더를 제작하진 않았다. '해브해드'라는 리테일 브랜드에서 굿즈 개념의 문구를 출시해오다가 2021년 독립 브랜드로서 리브랜딩을 거쳤다. '다양한 선택지 속 내가 만들어가는 나의 가능성, 조립하는 노트'를 통해 '지금 자신의 가슴이 울리는 곳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삶의 지표를 선택하라'는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머쉬룸페이퍼팜의 차별점은 '다양한 내지'다. 소재를 강조하기 보단 문구 및 기록 콘텐츠로 유명한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다양한 주제로 기획한 내지를 선보이고 있다. 예컨대 같은 '위클리(주 단위)' 포맷이어도 크리에이터들의 기획 의도에 따라 내지 디자인이 다르다. 디스크링과 표지만 따로 구입해서 나만의 디스크 바인더를 만들 수도 있다.
크리에이터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된 머쉬룸페이퍼팜의 내지
홍익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머쉬룸페이퍼팜 홍대점에서는 기록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크리에이터들의 노트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록생활'이라는 주제로 크리에이터들의 연말연초 기록물 예시를 전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세 브랜드 모두 특별히 종이에 대한 언급이 없거나 적은 편이지만, 종이를 강조하는 노트만의 매력도 확실하다. 종이에 대한 민감도가 높거나 주로 쓰는 필기구에 따라 토모에리버* 등의 특정 종이를 선호한다면, 버섯 모양의 펀치를 구입해 해당 소재로 내지를 만들 수도 있다.
새해에도 내 맘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찾지 못했다면, 디스크 바인더를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평소 사용하는 필기구, 기록 방식 등에 맞춰서 하나씩 커스텀한 디스크 바인더는 그 무엇보다 특별한 나만의 다이어리가 될 수 있다.
필자 문구소녀ㅣ에디팅 이한규ㅣ사진 출처 해피플래너·머쉬룸페이퍼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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