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에이머리 드 신세이(Amaury de Sinçay) FSP 대표. 그는 약 300년 전부터 프랑스 남부 지역 론 밸리에서 포도 재배자로 명성을 떨쳐 온 가문의 후손으로 가업을 이어 가문의 특산품을 만들어 오고 있다. 태어났을 때부터 와인이 물만큼 일상적이었던 ‘와인 수저’인 그에게 와인은 운명이었을까, 선택이었을까?
에이머리 드 신세이 FSP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BRDQ) 지금 하고 있는 일, 스스로의 선택이었는지.
Amaury) 그렇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열세 살 혹은 열네 살 무렵 와인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여러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나는 그걸 즐겼다. 호기심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포도로 만들었는데 전혀 다른 맛과 향이 느껴져서 신기했었다. 섬세하게 구분하진 못했지만 와인마다 맛이 다른 것도 어린 시절 나에겐 신비한 경험이었다.
아주 감사하게도 다양한 와인을 맛보고 원하면 깊게 탐구할 수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와인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와인이 포도, 흙, 태양 등 여러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술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더 깊이 빠졌던 것 같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이 모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조화, 지역 혹은 가문에 따라 전해져 내려오는 제조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통처럼 와인엔 맛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와인은 쉽지 않은 술 같다.
동의한다. 잘 익은 포도가 좋은 와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같은 포도 품종이라도 재배되는 지역의 날씨와 토양에 따라 완성되는 와인의 맛과 향은 달라진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전통도 와인의 풍미에 영향을 끼친다.
보다 쉽게 와인을 배울 수 있는 팁이 있을까?
쉽게 배우는 팁은 모르겠다. 와인은 항상 즐거움이었지 정복의 대상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마실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한다. 와인을 좋아하다면 여러 와인을 마시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찾는 과정 자체가 즐겁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선 호기심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라. 그리고 어떤 종류든 편견 없이 오픈 마인드로 대하다 보면 와인에 대한 식견 또한 넓어지지 않을까.
좋은 와인과 나쁜 와인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면?
세상에 나쁜 와인은 없다. 사람들마다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와인도 다를 뿐이다.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는 기준보다는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들이 있고 그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편견 없이 바라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와인을 마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와인 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큰 차이를 만든다. 예컨대 스파클링 와인은 얇고 긴 잔에 마셨을 때 거품이 잘 보존되기 때문에 그 매력이 더 온전히 전해진다. 레드 와인은 넓고 둥근 볼을 가진 잔에서 향이 더 잘 퍼지고.
즐기는 페어링이 있나?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굴과 샴페인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어떤 음식과도 와인을 마시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독특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 기획과 조정 등 이성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도 많지만 보다 감성적 혹은 예술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업무도 있다. 이를테면 와인 테이스팅이나 블렌딩. 남들과 같은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색다름을 만들기 위해선 조금 비뚤어질 필요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일부러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
와인 말고 다른 관심사는?
앞서 얘기했듯이 호기심이 많아서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했다. 어렸을 땐 음식이었다. 물론 지금도 새로운 음식을 먹는 걸 즐긴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 프랑스와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것, 와인만큼 즐거운 일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혹은 박람회에서 FSP의 제품을 홍보하는 건 큰 기쁨이라는 에이머리 대표.
FSP 대표의 하루가 궁금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바쁘다. 함께 하는 직원이 스무 명 정도 되지만 최종 결정권자이다 보니 모든 업무에 관여하게 된다. 생산, 물류, 홍보 등 운영과 판매의 업무뿐만 아니라 와인 테이스팅이나 블렌딩과 같은 일종의 평가와 개발 모두. 그나마 다행인 건 제품 프로모션으로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출장을 갈 수 있다는 것.
매일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그리고 조부모님도 모두 와인에 헌신하셨다. 정직하게 땀을 흘려 최고의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다. 이건 단순히 우리 가문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FSP의 와인은 프랑스 문화를 대변하기도 하니까.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최근 회사 운영과 관련해서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
아무래도 기후 변화가 아닐까. 아직까진 프랑스 남부 지방에 급격한 기후 변화나 그로 인한 악영향은 없지만 만약 앞으로 여름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강수량이 적어지며 예상치 못한 폭풍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도 재배, 숙성, 수확 시기, 수확량 등 와인 생산 관련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제품 품질 저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심각한 기후 변화가 아니더라도 매년 다른 기후 조건으로 품질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차이가 있다. 빈티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차이를 줄여 나가는 것이 고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이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매년 날씨가 달라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 계속 고민하고 보완해야겠지만 그 간극을 인위적 혹은 강제적인 방식으로, 이를테면 화학 약품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게 좋은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FSP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고품질의 와인에 혁신적인 브랜딩을 더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만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산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성을 고려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참고로 FSP 와인은 인증받은 유기농 그리고 비건 와인 생산자다.
개인적으로는 누구에게나 가치 있는 한 잔이 될 수 있는 와인을 만들고 싶다. 위로가 됐든 즐거움이 됐든 마시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는 그런 와인.
당신에게 와인이란?
내 삶 그 자체다. 나에게 와인이 왔고 나는 와인을 선택했다.
에디터 이순민 I 사진 출처 F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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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DQ) 지금 하고 있는 일, 스스로의 선택이었는지.
Amaury) 그렇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열세 살 혹은 열네 살 무렵 와인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여러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나는 그걸 즐겼다. 호기심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포도로 만들었는데 전혀 다른 맛과 향이 느껴져서 신기했었다. 섬세하게 구분하진 못했지만 와인마다 맛이 다른 것도 어린 시절 나에겐 신비한 경험이었다.
아주 감사하게도 다양한 와인을 맛보고 원하면 깊게 탐구할 수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와인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와인이 포도, 흙, 태양 등 여러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술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더 깊이 빠졌던 것 같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이 모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조화, 지역 혹은 가문에 따라 전해져 내려오는 제조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통처럼 와인엔 맛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와인은 쉽지 않은 술 같다.
동의한다. 잘 익은 포도가 좋은 와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같은 포도 품종이라도 재배되는 지역의 날씨와 토양에 따라 완성되는 와인의 맛과 향은 달라진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전통도 와인의 풍미에 영향을 끼친다.
보다 쉽게 와인을 배울 수 있는 팁이 있을까?
쉽게 배우는 팁은 모르겠다. 와인은 항상 즐거움이었지 정복의 대상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마실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한다. 와인을 좋아하다면 여러 와인을 마시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찾는 과정 자체가 즐겁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선 호기심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라. 그리고 어떤 종류든 편견 없이 오픈 마인드로 대하다 보면 와인에 대한 식견 또한 넓어지지 않을까.
좋은 와인과 나쁜 와인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면?
세상에 나쁜 와인은 없다. 사람들마다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와인도 다를 뿐이다.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는 기준보다는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들이 있고 그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편견 없이 바라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와인을 마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와인 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큰 차이를 만든다. 예컨대 스파클링 와인은 얇고 긴 잔에 마셨을 때 거품이 잘 보존되기 때문에 그 매력이 더 온전히 전해진다. 레드 와인은 넓고 둥근 볼을 가진 잔에서 향이 더 잘 퍼지고.
즐기는 페어링이 있나?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굴과 샴페인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어떤 음식과도 와인을 마시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독특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 기획과 조정 등 이성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도 많지만 보다 감성적 혹은 예술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업무도 있다. 이를테면 와인 테이스팅이나 블렌딩. 남들과 같은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색다름을 만들기 위해선 조금 비뚤어질 필요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일부러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
와인 말고 다른 관심사는?
앞서 얘기했듯이 호기심이 많아서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했다. 어렸을 땐 음식이었다. 물론 지금도 새로운 음식을 먹는 걸 즐긴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 프랑스와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것, 와인만큼 즐거운 일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혹은 박람회에서 FSP의 제품을 홍보하는 건 큰 기쁨이라는 에이머리 대표.
FSP 대표의 하루가 궁금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바쁘다. 함께 하는 직원이 스무 명 정도 되지만 최종 결정권자이다 보니 모든 업무에 관여하게 된다. 생산, 물류, 홍보 등 운영과 판매의 업무뿐만 아니라 와인 테이스팅이나 블렌딩과 같은 일종의 평가와 개발 모두. 그나마 다행인 건 제품 프로모션으로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출장을 갈 수 있다는 것.
매일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그리고 조부모님도 모두 와인에 헌신하셨다. 정직하게 땀을 흘려 최고의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다. 이건 단순히 우리 가문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FSP의 와인은 프랑스 문화를 대변하기도 하니까.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최근 회사 운영과 관련해서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
아무래도 기후 변화가 아닐까. 아직까진 프랑스 남부 지방에 급격한 기후 변화나 그로 인한 악영향은 없지만 만약 앞으로 여름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강수량이 적어지며 예상치 못한 폭풍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도 재배, 숙성, 수확 시기, 수확량 등 와인 생산 관련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제품 품질 저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심각한 기후 변화가 아니더라도 매년 다른 기후 조건으로 품질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차이가 있다. 빈티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차이를 줄여 나가는 것이 고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이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매년 날씨가 달라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 계속 고민하고 보완해야겠지만 그 간극을 인위적 혹은 강제적인 방식으로, 이를테면 화학 약품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게 좋은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FSP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고품질의 와인에 혁신적인 브랜딩을 더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만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산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성을 고려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참고로 FSP 와인은 인증받은 유기농 그리고 비건 와인 생산자다.
개인적으로는 누구에게나 가치 있는 한 잔이 될 수 있는 와인을 만들고 싶다. 위로가 됐든 즐거움이 됐든 마시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는 그런 와인.
당신에게 와인이란?
내 삶 그 자체다. 나에게 와인이 왔고 나는 와인을 선택했다.
에디터 이순민 I 사진 출처 F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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