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음식인 붕어빵을 백화점까지 진출시킨 걸그룹?

2024-02-15

지난해 11월부터 브랜더쿠는 특별한 겨울 디저트 여행에 나섰습니다. 흔한 붕어빵을 흥한 붕어빵으로 탈바꿈시킨 이야기를 찾아 다니는 ‘붕지순례’였죠. 그동안 서울 레전드 붕어빵 맛집들과 붕어빵 오마카세 문화를 전해드렸는데요.

겨울이 끝나가는 이번주, 붕지순례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종착지는 ‘붕어유랑단’. 붕어빵 하나로 백화점까지 진출한 3인조 걸그룹인데요. 이들이 통통 튀는 붕어빵 브랜드로 거듭난 이야기로 붕지순례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 붕지순례 시리즈 보러 가기
1편: 서울 레전드 붕어빵 맛집 TOP7
2편: ‘붕마카세’는 붕어빵만 팔지 않는다


오랫동안 겨울철 국민 간식 자리를 지킨 ‘붕어빵’. 붕어빵 하면 흔히 그려지는 장면들이 있다. 이를 테면 골목길 한편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가 붕어빵을 구워주는 모습, 찬 바람 부는 날 가족 혹은 친구와 한 마리씩 호호 불며 먹었던 추억 같은 것들 말이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붕어유랑단의 멤버 붕붕초이, 최초코, 믹스킴



그런데 2022년 12월, 그 인식을 깨는 젊은 붕어빵 장수 3명이 등장했다. 이들이 표방하는 건 ‘3인조 붕어빵 걸그룹’. 맛있는 붕어빵을 원하는 손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붕어유랑단’으로 활약 중이다. 실제 아이돌 그룹마냥 각자 ‘최초코, 믹스킴, 붕붕초이’라는 활동명도 있다. 지난해 소규모 팝업스토어에서 시작해 1년도 안돼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필드에 입점하는가 하면 워터밤 같은 국내 유명 페스티벌에도 진출했다. 콘셉트부터 메뉴, 유랑 장소까지 그 무엇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게 없는 붕어유랑단. 국내 유일무이한 붕어빵 걸그룹이 되겠다는 이 3인방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소한 궁금증: 세 사람이 뭉치게 된 계기?


최초코와 믹스킴은 직장 동료, 붕붕초이는 이 두 사람이 자주 가던 카페의 사장이었다. 친한 친구로 지내던 세 사람이 어느날 수다를 떨던 중, 슬슬 찬바람도 부는데 붕어빵 장사를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국내 최초 붕어빵 걸그룹이 탄생한 계기다.



#1. 붕어빵 장수 아니고 붕어빵 ‘걸그룹’인데요?

붕어유랑단의 데뷔 당시 사진


이왕 붕어빵 장사를 할 거라면 흔한 노상을 하고 싶진 않았다. 타깃층인 젊은 세대가 많이 유입되는 상권에서 이색적인 붕어빵 장사를 꿈꿨다. 그렇게 정한 데뷔 무대는 서울 성동구 서울숲역 인근의 거리. 주변에서 지인이 운영하던 매장을 빌려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붕어유랑단(@boong5urangdan) 인스타그램의 릴스



자칭 걸그룹이 운영하는 붕어빵 매장답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걸그룹 공식 계정에 올라올 법한 게시물들을 올린 아이디어가 이목을 끌었다. 흔히 F&B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피드라고 하면 감각적인 음식 사진으로 꽉 차기 마련이다. 

하지만 붕어유랑단 채널엔 세 멤버의 사진과 영상이 가득하다. 당일 완판 소식에 환호하거나 붕어빵을 들고 재미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주당 2~3회씩 릴스로 업로드하는 건 기본, 포토그래퍼가 촬영한 화보와 아이돌의 데뷔 필수 코스로 불리는 브랜드 필름까지 발행한다. 멤버별 자기소개, 창업 계기, 그간의 행보 등을 전하는 브랜드 필름은 실제 아이돌 소속사에서 만든 듯한 퀄리티를 뽐낸다.

아이돌의 화보 촬영을 연상케 하는 붕어유랑단의 ‘브랜드 필름’ 촬영 영상



철저하게 아이돌스러운 언어로 모든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작성한 것도 주효했다. 팝업스토어 오픈 소식을 “붕어빵 연습생에서 드디어 장수로 데뷔했다”고 표현하며, 장사하는 모습을 데뷔 또는 공연이란 단어에 비유하기도 한다.


붕어유랑단의 인스타그램(@boong5urangdan)



콘셉트의 과몰입한 이들의 행보는 대중에게 재미있다는 반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지 1년도 안돼 팔로워 수는 3000명을 넘어섰고, 댓글 창엔 이들의 붕어빵을 맛보러 가겠다는 팬들이 속출했다. 실제 성수 팝업스토어의 오픈 첫날 준비했던 재료가 1시간 만에 소진됐고, 열띤 성원에 힘입어 한 달로 계획했던 운영 기간을 두 달로 연장했다.


#2. 콘셉트 맛집에 이은 ‘찐 붕어빵 맛집’

이쯤되면 ‘콘셉트로 밀어붙인 인스타그래머블한 붕어빵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3인조 걸그룹의 진수는 완성도 높은 메뉴들이다. 음식 장사의 본질은 단연 ‘맛’이라는 일념으로 레시피 개발에도 힘을 쏟은 결과다. 아이돌 연습생들처럼 붕붕초이네 집에서 합숙을 거행하며 붕어빵 연구에 돌입, 합숙 기간 동안 연구하느라 1,000개가 넘는 붕어빵을 구웠다.


붕어유랑단이 선보인 봄나물 샌드붕과 아이스크림붕



겨울에만 먹는 계절 간식이 아닌 1년 내내 맛보기 좋은 베이커리 같은 붕어빵을 만든 게 묘수였다. 이색적인 붕어빵이 많아진 시장 상황을 감안해 더 기발한 재료들을 더하기도 했다. 실제 콘치즈마요붕, 불닭만두붕, 계란치즈붕 등 통통 튀는 메뉴 라인업은 붕어유랑단의 주요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계란치즈붕에는 프리미엄 1번 계란*을 넣고, 기본 메뉴인 슈붕에도 수제 슈크림을 채우는 등 재료 하나 하나에도 진심을 다했다. 지금까지도 붕어유랑단은 신메뉴 개발 과정에서 재료의 품질과 맛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소 3번의 수정 과정을 거친다. 
*계란은 사육환경에 따라 4개의 난각번호로 나뉘며 1번은 방사 사육, 2번은 축사내 평사 사육, 3번은 케이지 사육, 4번은 기존 케이지 사육으로 자란 계란이다. 

'한 마리에 2~3천 원대면 붕어빵 치고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만큼 좋은 재료만을 고집했고 레시피 개발에 공을 들였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색적인 프리미엄 붕어빵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장의 인기 요인으로 귀결됐다. 예컨대 일부 손님들 사이에선 '인생 붕어빵'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맛에 대한 호평이 가득하다.

 
#3. 백화점, 페스티벌, 이젠 ‘공항’까지 유랑을?

독특한 걸그룹 마케팅과 프리미엄 붕어빵으로 주목받은 이들은 약 데뷔 4개월 만인 지난해 4월,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스타필드 하남점과 고양점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트렌디한 F&B 브랜드를 입점시키려는 백화점 및 쇼핑몰의 니즈에 부합했던 것. 더군다나 주력 메뉴가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부흥한 ‘붕어빵’이라는 점에서도 탐낼 만한 브랜드였다. 

붕어유랑단은 제대로 팬 서비스하기 위해 각 지점의 주요 고객층을 고려해 메뉴를 구성했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지점에선 불닭만두붕 같은 실험적인 메뉴를 판매하고 중년층의 방문 비율이 높은 곳에선 클래식한 팥붕과 슈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붕어유랑단 팝업스토어 현장에 웨이팅이 이어진 비결이다.


붕어유랑단의 팝업스토어 현장 사진


소규모의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붕어유랑단은 워터밤, 서울재즈페스티벌 등 굵직한 야외 행사에서도 활약하며 그간 100여 곳을 유랑했다. 작년 12월엔 이들의 고향과도 같은 성수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지난 1월엔 김포공항 국내선에까지 입점하며 ‘대표 K-스트릿푸드, 붕어빵의 세계 진출’이라는 꿈에 한발짝 더 나아갔다. 붕어빵 팬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 가겠다던 유랑단으로서의 목표가 어느덧 현실로 이뤄진 셈이다.

F&B 시장에 갓 데뷔한 신예로서 단기간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붕어유랑단. 하지만 이들이 붕어빵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붕어유랑단은 “붕세권을 논할 때의 ‘붕’이 붕어유랑단의 ‘붕’이 되도록 붕어빵 굿즈, 편의점용 제품 등 여러 방식으로 우리 붕어빵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붕어빵을 새롭게 알릴 수 있는 방식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붕어유랑단. 향후 전국 방방곡곡을 유랑할 이 3인조 붕어빵 장수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에디터 안채원ㅣ사진 출처 붕어유랑단(@boong5urang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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