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비교! 국내 백화점 3사의 크리스마스 핫플 전쟁 🎄

2023-12-20
💡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비주얼 전쟁,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21년 12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유통업계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 됐다. 점포 외관을 둘러싼 미디어 파사드(스크린)로 크리스마스 영상을 송출함으로써 삽시간에 SNS에서 크리스마스 포토존으로 입소문난 것. 당시 대형 광고판을 철거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평소보다 2배 이상 비싸지는 옥외 광고료를 포기하면서까지 크리스마스 비주얼을 더한 것이 제대로 먹혀 들었다.

(위) 광고판이 있는 2020 신세계 본점 외관 / (아래) 광고판까지 삭제한 2021 신세계 본점 외관


당시 신세계백화점의 흥행은 국내 백화점 3사의 크리스마스 비주얼 전쟁에 불을 지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담 VMD팀을 구성해 1년간 준비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감각적인 크리스마스 볼거리는 고객을 유인하는 장치로서 백화점 매출 상승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점포마다 사활을 거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가령 지난해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은 크리스마스 점등 기간 저녁시간대 매출이 2021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신세계 또한 올해 11월 9일 미디어 파사드 공개 이후 11월 말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더현대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꾸민 ‘해리의 꿈의 상점’ H빌리지 매출은 목표 대비 200% 신장 중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이 비주얼 전쟁은 막을 올렸다. 더 성대해진 규모와 다채로운 볼거리로 크리스마스 명소를 노리는 중이다. 핫플이라면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브랜더쿠 에디터가 백화점 3사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둘러본 후, 관람 포인트와 기획 팁을 살펴봤다.🎄


깜짝 퀴즈 🤔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주목받으려면 'OOOOO'이 필요하다?
*정답은 본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더 화려하게 돌아온 비주얼의 원조 ✨


🕕12월 16일 저녁 6:00 서울 중구 명동 회현 지하 쇼핑센터 1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각오했던 것보다 많은 인파가 건너편 신세계백화점 본관의 크리스마스 영상을 찍기 위해 몰렸다. 점포 외관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스크린)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실제 올해에는 375만 개 LED 칩이 사용된 역대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로 돌아왔다고 한다. 스크린 속에선 3분 가량의 크리스마스 영상이 쉴 새 없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반짝이는 사슴과 밤하늘을 수놓는 선물 기차, 폭죽 페스티벌까지. 화려한 비주얼을 찍으려는 셔터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진다.

💡 알아두면 쏠쏠한 관람 포인트

이번 신세계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 테마는 ‘판타지 월드로 떠나는 여행’! 3분짜리 영상에서도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세계를 소개한다. 신세계백화점이 편작곡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과 크리스마스 캐럴 등의 BGM 역시 하이라이트!

신세계백화점 VMD팀은 이번 크리스마스 영상을 지난 2월부터 준비했다. BGM까지 더한 3개 후보 영상 중 최종 선정된 작품이다. 해마다 약 3개 콘셉트 후보를 기획하며, 지금은 이미 2024년 크리스마스 장식 기획 과정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 아날로그 편지 감성의 크리스마스 거리 💌


🕖저녁 7:00 명동에서 을지로입구역으로 향하던 중 롯데백화점 본점 앞 도보가 꽉 막혔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백화점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이 100m 거리를 재단장했다고. 걷다보면 마주하는 정문부터 싹 바뀌었다. 과거 유럽의 크리스마스 굿즈 상점 거리를 오마주해 청록색의 출입문을 구현했다. 가장 핫한 포토존은 쇼윈도다. 크리스마스 파티장을 형상화한 피규어 세트가 반짝여 연말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20분가량 웨이팅 끝에 쇼윈도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해 쇼윈도를 배경 삼아 사진 찍기에도 성공했다.

💡 알아두면 쏠쏠한 관람 포인트

롯데백화점이 꾸민 이번 100m 거리의 테마는 ‘레터하우스(Letter House)’다. 작업을 맡은 윤호연 롯데백화점 비주얼 부문 책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마음 속 소망을 가장 잘 기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편지를 콘셉트에 차용했다.

이에 맞춰 정세랑 SF 판타지 소설 작가와 스페인의 유명 일러스트 작가 줄리아 사르다 포르타벨라와 함께 편지 상점에 들른 어린 아이 ‘해아’가 편지를 배달하는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들과 만난 뒤 생긴 이야기라는 세계관을 그렸다. 외벽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똔뚜가 등장하는 2분짜리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다.



더현대: 따뜻한 실내에서 즐기는 크리스마스 🎄


🕘저녁 9:00 대망의 마지막 코스는 야외가 아닌 실내다. 심지어 사전 예약해야만 볼 수 있는 곳. 바로 더현대 서울 5층에 마련된 H빌리지다. 지난 11월 오픈 이후 주말 기준 방문객 수 1만 명을 기록한 핫플로 현장 웨이팅 또한 800번대까지 치솟았다. ‘빌리지’란 장소명처럼 입장하는 순간 동화 속 작은 마을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11m 높이의 대형 트리와 16개 부티크(상점), 가로등으로 구성된 곳으로 그 규모만 1,000평에 달한다.


💡 알아두면 쏠쏠한 관람 포인트

그냥 아기자기하고 예쁜 마을이 아니다. ‘해리의 꿈의 상점’이라는 세계관을 실체화시킨 곳이다.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아기곰 해리가 추억의 마카롱과 뱅쇼를 요리했고, 이를 먹은 할아버지가 가족과 만나는 꿈을 꾼 후 해리와 함께 상점들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H빌리지 내에서 해리곰 인형과 뱅쇼를 판매하는 것도 세계관을 녹여낸 장치다.

이번 ‘해리의 꿈의 상점’ 콘셉트는 고흐, 피카소 등 유명 화가들의 성지였던 파리 몽마르뜨 언덕의 ‘르 콩슐라’라는 카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내년 크리스마스 장식을 위해, 정민규 디자이너는 올해 크리스마스 역시 파리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특별한 '스토리텔링'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 롯데월드 등의 팝업스토어를 제작한 오프라인 공간 기획 브랜드 ‘프로젝트 렌트’의 최원석 대표는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에선 화려함은 수단일 뿐, 본질적으론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크리스마스라는 기념일 자체를 표현하기보단 구체적으로 어떤 순간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중요하다는 말. 아무런 스토리텔링도 없이 대형 트리나 조명 등의 크리스마스 세트장을 제작하면 순간적인 주목도는 높일 수 있어도 경쟁사 대비 유의미한 경험을 선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앞서 살펴본 백화점 3사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SNS에서 바이럴 된 이유도 백화점의 인지도, 대규모 스케일 이면의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소비자가 그 스토리텔링을 이해한 채 장식물을 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관된 이야기에 맞춰진 여러 색다른 요소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비주얼 전쟁은 어떻게 진행될까? 최 대표는 “조형물이 더 성대해질 수는 있어도, 이 시점에서 규모를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화려한 시각물을 넘어 거리를 걷거나 가상의 마을을 탐방하는 등 스토리텔링 기반의 경험을 부각시키는 경쟁으로 접어든 이상, 그 이야기를 풀어낼 장치들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스케일을 키우는 경쟁구도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에디터 안채원·이한규ㅣ사진 출처 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Now in Korea 서울런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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